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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소송 패소 시 소송비용 폭탄, '공익소송 비용 감면' 입법화

선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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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 공익법단체 두루,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재단법인 동천, 화우공익재단과 함께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차별구제 권리 강화를 위해 공익소송 비용 감면 특례조항을 신설하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장애인 차별을 당한 피해자가 법원에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소송비용 부담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어 원고 측이 패소할 경우 '민사소송법'에 따라 피고 측의 변호사 보수 등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는 소송을 제기한 장애인에게 큰 부담을 주고, 차별구제를 위한 소송 제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이에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소송의 공익성, 소송의 경위와 패소 사유, 소송당사자 간의 관계, 그 밖의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소송비용을 당사자들이 각자 부담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도 정부 측에 공익소송 비용 감면에 대해 권고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남희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공익변호사를 일하며 한 거주시설에서 직원의 학대로 사망한 중증장애인의 유족을 대리해 국가와 지자체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가와 지자체는 일부 패소를 이유로 학대 피해자의 유가족에게 약 2000만원의 소송비용을 계속 청구하고 있다. 일부 패소 이유는 대법원에서 중증장애인의 일시이익을 전혀 인정하지 않아 손해배상을 낮게 청구했기 때문"이라면서 "의미 있는 소송을 진행해도 일부라도 패소하면 소송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제력 없는 사회적 약자와 공익변호사는 공익소송 시도를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법안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장애인 차별구제 소송은 한 사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기준을 바꾸는 공익소송의 성격이다. 한 번의 판결이 이동권에 바꾸고 교육의 문턱을 바꾸고 노동과 일상의 차별을 바꾸고 수많은 장애인의 삶을 바꾼다"면서 "이번 개정안이 장애인의 재판청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권리행사가 비용의 장벽 앞에서 좌절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는 분명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지민 화우공익재단 변호사는 "차별 해소를 위해 인권위 진정 행정심판을 거쳐도 결국 소송만이 유일한 해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패소 시 짊어져야 할 막대한 패소 비용 때문에 변호사인 저는 차별의 심각성보다 먼저 승소 가능성 경제적 여력을 기준으로 당사자와 사건을 검토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서 "권리구제가 절실한 피해자 앞에서 마치 면접관이 된 것처럼 원고의 적합성을 따지는 이 현상이 매우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송비용 때문에 권리구제를 포기하고 차별 문제 제기가 비용 부담으로 걸러지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장애인이 비용 부담에 가로막히지 않고 법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주장할 수 있도록 이번 개정안에 신속히 통과시켜 주시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김진영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도 "올해 1월 서울 등 8개 정류장 편의시설이 없어 이용이 불가능하자 소송을 제기한 판결이 나왔는데 전부 승소한 1인을 제외하고 전부 패소하거나 일부 패소했다. 일부 승소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제게 건넨 말은 '변호사님 패소한 것도 비용을 내야 하는 건가요?'였다"면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구제 청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혹시 모를 패소 비용 때문에 소 제기 자체를 망설이거나 포기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자는 패소 비용을 감면해 주면 남소의 우려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회적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장애인이 소송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난관과 망설임이 있는지 상상해달라"면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장애인은 일상을 걸어야 한다. 최소한 우리 사회가 법원 앞에서 침묵을 삼키며 돌아섰던 이들에게 패소 비용 감면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는 "단체 입장에서는 장애인의 권리구제가 비용 때문에 포기하고 미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온전히 그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공익소송을 함에 있어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것은 사회적 가해이며, 차별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공익소송 비용 때문에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 더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법 발의를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