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loaded_69c6042337b78.jpg 헌법재판소 전경.ⓒ에이블뉴스DB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헌법재판소가 성폭력범죄 피해자 중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장애인의 영상 진술을 증거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 특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6일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 제6항 가운데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성폭력범죄 피해자(이하 장애인 피해자) 관련 부분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결정은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합헌으로 결론났다.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 제6항은 수사 과정에서 촬영된 피해자 진술 영상이, 조사 당시 동석한 신뢰관계인이나 진술조력인의 법정 진술을 통해 진정성이 인정될 경우 별도의 피해자 증인신문 없이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법정 진술 과정에서 심리적 위축과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으며 특히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장애인 피해자는 인지 및 의사소통의 제약으로 인해 더 큰 부담과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장애인 피해자가 법정 진술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정신적 고통과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고 보았다

아울러 “도한 신문이나 의사소통의 제약 등으로 피해자의 진술이 왜곡되거나 불명확해질 위험을 완화함으로써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하려는 목적도 함께 갖는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장애인 피해자의 법정 출석과 대면신문을 최소화하므로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대신문권 제한과 관련해서는 “반대신문은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이지만, 장애인 피해자에게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오히려 기억이 왜곡되거나 극도의 위축 상태가 초래돼 진술의 정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신문이 제한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장애인 피해자라는 이유만으로 반대신문 기회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또한 영상 진술만으로는 진술 형성 과정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절차적 보완 수단을 통한 조정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반대신문 기회를 전면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에 비해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